어려서부터 평생을 서예를 해온 죽포 선생은 지난 1985년부터 후학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연구생들이 찾아왔지만 요즘은 문화원이나 여성문화원 출강을 하며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죽포선생은 제자들에게 전통서예를 강조하며 현대서예 운운하며 자형을 떠나 지나친 회화성은 금물이며 법첩임서와 기본에 충실한 후 다서다작을 해야한다고 교육한다. 또한 그는 서예의 매력 중 한가지는 정신 인격수양을 쌓기에 가장 좋다는 것이라며 삶이 힘들고 역경에 처했을 때 붓을 잡은 손끝을 통해 평정심의 작은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전한다.
더불어 그는 최근 세계화를 외치며 교육이 영어 중심으로 흐르고 있고 입시과목에만 비중을 두는 시대에서 한문을 멀리하는 그릇된 결과가 초래되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간혹 지도자들 또한 자기가 하는 작품도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서예란 문자를 통해 의사소통이라는 단순한 실용적 차원을 넘어서 예술적, 이론적, 형이상학적 물음을 내표하고 있는 예술인것이죠"라며 서예는 글씨를 보는 것이 아닌 작가의 삶과 그 안에 담겨진 정신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소위말해 붓글씨와 서예의 구분을 역설했다.
한학자였던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죽포 선생은 어릴 때부터 부친의 뜻에 따라 글을 배우며 서예를 익혔다. 그러던 그는 세 명의 스승을 만나면서 서예 정신을 익혔고, 그들의 참된 삶의 모습을 보며 더욱 서예를 사랑하게 되었다. 바로 우당 문태석, 설주 송운회, 송담 이백순 선생의 하늘같은 가르침이다.
죽포 선생은 러시아에서 서예, 고전무용, 판소리, 사물놀이 등 한국문화를 알린 '한국의 향기'라는 축제에서 서예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여 전시를 가졌으며 각국 외교관들과 내빈들에게 휘호를 하여 국위를 선양하였다.
한국의 고유 문화인 서예와 한글의 우수성, 그리고 한자교육에도 앞장서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 죽포선생.
세월의 흐름과 앞으로 보다 폭 넓은 안목으로 끊임없는 공부를 하겠다는 포부를 전하는 그는 훗날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아름다운 노래를 붓으로 전하는 예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두 눈 속에 오래도록 담은 죽포 선생의 작품이 가슴에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다.
